Quick Menu

Quick Menu

Quick Menu

커뮤니티

진료시간

  • 월화목금 09:00 ~ 18:00
  • 수/토요일 09:00 ~ 13:00
  • 점심시간 13:00 ~ 14:00

공휴일, 일요일: 휴진

031-221-5522

칼럼

  • 커뮤니티
  • 칼럼

제목

'위고비냐, 마운자로냐'... 비만치료제 열풍 속 오남용 경계해야

image

지난해 비만치료제 시장을 뒤흔든 '위고비'에 이어 '마운자로'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비만 약물치료에 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glp-1 계열 주사제의 오·남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주사만 맞으면 다이어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비만 약물치료의 적응증과 사용 기준에 대한 사회적 이해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짚은 가정의학과 김영상 교수(차의과학대학교)는 "비만 약물치료는 반드시 생활 습관 관리와 병행되어야 하며, 적응증에 부합하는 환자에게 적절히 사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약제는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한 뒤 장기적인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전기사
ㄴ마운자로, 위고비 넘을까… "치료 옵션 확대, 맞춤 처방 가능성↑"

q.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이지만, 현재는 비만 치료제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한 오·남용의 우려는 없을까?
glp-1 계열 약제는 원래 당뇨병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약물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당뇨병 치료제로 정식 출시되지 못해, 현재는 비만 치료제로만 사용되고 있다.

glp-1 계열의 약제들은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나다 보니,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일반인들까지 약을 처방받으려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비대면 진료 확산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오·남용 위험이 더 커진 것도 사실이다.

q. 실제 병원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비만 치료제를 처방하는지 궁금하다.
삭센다, 위고비, 그리고 곧 출시될 마운자로 모두 동일한 적응증을 가진다. 체질량지수(bmi)가 30kg/m2 이상인 고도 비만 환자 또는 bmi 27kg/m2 이상이면서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동반되면 약물치료의 적응증이 된다. 이러한 기준에 충족하면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일반인들까지 무분별하게 접근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q. 비만 치료제를 처방할 때, 환자에게 강조하는 점이 있다면.
비만 치료제에 대한 인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한쪽에서는 "살은 스스로 빼야지, 약 써서까지 치료할 건 아니지 않나?"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약만 쓰면 빠지는 거 아닌가? 굳이 식단이나 생활 습관까지 신경 써야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약물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고려해야 하고, 약을 쓰더라도 생활 습관 관리는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 실제로 생활 습관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서 기대한 만큼 체중이 빠지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은 환자에게 꼭 강조하고 넘어간다.

q. 위고비 등 비만 치료제를 처방하면서 치료가 잘되지 않았던 사례도 있었을 것 같다. 어떤 경우였고, 주요 원인은 무엇이었나?
실패 사례 중 일부는 생활 습관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경우다. 위고비를 맞으면서도 회식이나 야근을 피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인 분들이 종종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는 체중이 거의 줄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난 채로 병원을 다시 찾는 경우가 있었다.

또 다른 유형은 조금 어려운 경우인데, 정신과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들이다. 정신과 약물 중 일부는 체중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일부 약물은 식욕을 끌어 올리는 특성이 있다. 이 경우 위고비와 병행해도 기대한 만큼의 체중 감량 효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위고비를 중단한 이후 오히려 체중이 증가해 병원을 다시 찾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단순히 '치료 실패'라기보다는 위고비가 그만큼 체중을 억제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q. 대한비만학회 조사에 따르면 경제적 부담 때문에 환자 10명 중 3명은 치료를 중단한다고 한다. 위고비, 마운자로 역시 중단하는 사례가 많을 것 같은데, 이들 약물은 어느 정도 기간 복용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비만 치료제는 공통적으로 약을 사용하는 동안에만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난다. 따라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이상 약을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약물은 보통 1~2개월을 유효 평가 기간으로 본다. 즉, 최소 두세 달은 사용한 뒤 체중 감량 추이를 지켜봐야 하며, 그 이전에 중단하면 약물의 효과를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복용 초반 3개월 이내에 체중이 5% 이상 줄어들면 약물이 효과가 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 3개월 이상은 사용해야 한다고 본다.

게다가 위고비나 마운자로는 감량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약물로, 1년 이상까지도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1년 이상,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q. 임의로 중단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도 궁금하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약을 끊으면 대부분 요요 현상이 나타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위고비 복용을 중단할 경우 감량했던 체중의 약 50%가 다시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예를 들어 20kg을 감량한 환자가 약을 끊으면 10kg가량이 다시 찌는 셈이다. 이처럼 체중이 다시 증가할 때는 환자에게 큰 심리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따라서 충분한 기간 동안 치료를 할 것을 권장하고 싶다. 치료가 끝난 후 요요현상이 오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최대한 줄이기 위해 생활 습관 관리도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

q. glp-1 계열 약물로 급격히 체중을 감량하면 담석이 생길 위험이 높다고 알려졌다.
음식물이 들어오면 담즙이 분비되고, 담낭이 수축하면서 담즙이 장으로 배출되어야 한다. 하지만 체중을 급격하게 줄이면 음식 섭취량이 줄어들고, 담낭이 담즙을 짜내는 빈도도 감소한다. 이로 인해 담즙이 담낭에 고이면, 고인 담즙 속 콜레스테롤이 점차 농축되면서 콜레스테롤 담석으로 바뀌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는 최근 많이 사용되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은 장운동 자체를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음식 섭취량이 줄고 장운동까지 느려지면 담즙이 장으로 배출되지 못한 채 더 오래 정체되기 쉽다. 이로 인해 담즙 정체가 심화되고, 결국 담석이 생길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q. 마지막으로, 비만 치료를 고민하는 환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비만 치료를 고민하는 많은 분이 "먹는 거만 조절하고, 운동만 열심히 하면 살이 빠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배가 고픈 상태를 참으면서 체중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기를 기다리는 건, 특별한 질환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 불가능하다.

체중이 유지된다는 건 '항상성'이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며, 오히려 몸이 건강하게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증거다. 이러한 상태에서 체중을 줄여 더 건강해지고자 한다면, 약물치료는 결코 나쁜 선택이 아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 인식되었으면 한다.

이미 약물치료를 시작한 이들에게도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 생활 습관 개선 없이 약만으로 살이 빠질 거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약물치료와 생활 습관 관리는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